"예수 '나의 아내…' 직접 언급한 고대 파피루스 문서, 위조 아닌 진짜"
예수가 '나의 아내'라고 언급했다는 최초의 고대 파피루스 문서가 '진짜 고대 문서'일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보도했다.
NYT는 10일(현지시간)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이 지난 2년간 '예수의 아내 복음' 파피루스를 분석한 결과, "해당 문서가 현대에 위조된 것보다는 고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연구진이 분석한 '예수의 아내 복음'은 지난 2012년 미국 하버드대 신학대학원 캐런 킹 교수가 국제 콥트학 학술대회에서 공개한 3.8㎝×7.6㎝ 크기의 파피루스 문서다. 이 문서에는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나의 아내…' '그녀는 나의 사도(제자)가 될 자격이 있다'" 등이 고대 콥트어(이집트 토착어) 구절로 적혀 있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문서는 당시 예수가 여성과 결혼하고 자녀를 뒀다는 일부 영지주의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유력하게 제시됐으며, 이 때문에 문서 자체의 위조 여부에 관한 연구가 계속돼왔다.
제임스 야들리 컬럼비아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마이크로라만 분광기로 문서에 사용된 잉크의 구성을 조사했더니 기원전 4세기에서 기원후 7~8세기 문서에 쓰인 잉크와 일치했다"고 했고, 티모시 스웨이저 MIT 화학과 교수도 "적외선 분광기로 조사한 결과 위조한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파피루서 문서가 고대에 작성된 것임을 뒷받침할 뿐, '예수가 결혼했다'는 주장에 대한 증거는 아니라고 과학자들은 선을 그었다. 또 "문법적인 오류가 발견된다" "'나의 아내'는 예수의 신부, 즉 교회를 뜻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여전하다.
킹 교수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파피루스 진위 여부 논쟁이 끝난 걸 환영한다"면서 "그러나 이 문서가 예수가 '실제로 결혼했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킹 교수는 2012년 당시에도 "예수가 '아내'에 대해서 언급한 첫 고대 문서이기 때문에 매우 흥미롭다"면서 "이 문서는 초기 크리스트교인들 사이에서 '예수가 결혼했다'고 믿는 이들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고대 사람들의 여성, 결혼, 섹스 등에 대한 생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만 밝혔다.
한편 예수가 여성과 결혼해 자녀를 낳았다는 설은 그동안 각종 외경 등에서 언급돼오다, 2003년 댄 브라운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며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당시 '다빈치 코드'에선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아이를 두고 그 후손이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설정을 줄거리로 해 교황청의 거센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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