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를 검게… 치료길 열린다
머리 세는 원인은 과산화수소… 유럽 연구진, 분해효소 개발
머지않아 나이가 들면서 머리가 하얗게 세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유럽 과학자들이 흰머리가 생기는 근본 원인을 밝혀내고 흰머리를 원래 색깔로 복원할 물질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피부 색소 질환 연구소와 독일 에른스트 모리츠 아른트대, 영국 브래드퍼드대 공동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미국 실험생물학 학회 연합 저널(FASEB Journal)' 최신호에 노화로 생기는 흰머리를 치료할 물질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2009년 같은 저널에 과산화수소가 흰머리가 생기는 원인임을 처음으로 밝혔다. 과산화수소는 수소·산소 원자가 2개씩 결합한 물질로 생체 물질을 산화시키는 독소다. 원래 인체엔 과산화수소 분해 효소가 있는데 나이가 들면 이 효소가 부족해진다.
결국 모낭(毛囊)에 과산화수소가 쌓이면서 머리카락 색을 짙게 만드는 색소인 멜라닌 합성이 억제된다. 이러면 머리카락이 안쪽에서부터 탈색되기 시작한다. 1950년대 할리우드 여배우 매릴린 먼로가 금발로 염색하려고 머리카락을 탈색할 때 쓴 것이 바로 과산화수소다.
연구진은 이번에 '모조 과산화수소 분해 효소'를 개발했다. 이 물질은 햇빛을 받으면 세포에 있는 과산화수소 분해 효소처럼 과산화수소를 물과 산소로 분해했다. 제럴드 와이스만 FASEB 저널 편집장은 "그동안 흰머리를 감추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개발됐지만, 문제 원인을 해결할 진정한 치료법을 개발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