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이상 66% "재산 모든 자식에 고루 나눠줄 것"
서울 최고·충청 최저… 65세이상 "장남상속" 8년새 41%→8%
50대이상 10명 가운데 7명은 재산을 아들·딸 구분 없이 모든 자식에게 고루 나눠줄 예정이고, 장남에게만 유산을 주는 경우는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8년전과 비교해 '균등 유산' 비율이 급증한 반면 '장자 상속'을 고집하는 경우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우리 사회의 뚜렷한 의식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1월 14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유산상속 동기변화 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만50세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재산 상속 방법'을 설문조사한 결과 65.8%가 "모든 자녀에게 고루 상속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15%는 모든 자녀에게 주되 장남에게 더 많이 상속하는 형태를 택했고, 5.3%는 효도한 자녀에게 주겠다고 밝혔다. 장남에게만 유산을 남기겠다는 대답은 4.8%에 불과했다. 6.9%는 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었다. 딸을 뺀 아들들에게만 고루 나눠준다는 사람은 2.2%로 극소수였다.
지역별로는 유산을 고루 배분하겠다는 대답의 경우 서울에서 비율이 72.9%로 가장 높은 반면 충청도에서 55.2%로 가장 낮았다. 장남에게만 주겠다는 비율은 전라도(7.2%)와 경상도(6.5%)에서 높게 나타났다.
유산 상속 시점은 40.9%가 '죽기 전 적당한 시기'에 나눠주겠다는 입장인 반면, 23.5%는 유언 등을 통해 사후 상속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8년전인 2004년의 같은 조사와 비교해 유산 배분 형태나 시점 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조사 대상 연령층을 65세이상 노인층으로 좁히고 가중치를 통해 표본 수 차이를 보정한 결과, '자녀들에게 고루 나눠준다'고 답한 비율을 2004년 36.7%에서 2012년 63.9%로 27.2%포인트나 급등했다.
자녀에게 모두 나눠주되 장남에게 더 주는 유산 배분 방식도 15.7%에서 23.5%로 늘었다.
반면 2004년 41.0%에 달했던 '장남에게만 상속' 비중은 8년사이 5분의 1 수준인 7.8%로 떨어졌다.
살아있는 동안이 아니라 사후 유산 배분 의사를 밝힌 비율이 54.9%에서 31.6%로 급감한 대목도 눈에 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저출산 시대 적은 수의 자녀에게 평등하게 유산이 나눠질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그러나 소수의 자녀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형태가 대대로 반복되면 사회적 차원에서는 부의 불평등이 확대·재생산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