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모자라면 치매 빨리 온다”
치매 부르는 뇌속 ‘노폐물 단백질’… 수면부족 땐 30% 이상 더 쌓여
피 한방울로 치매진행 정도 예측… 국내 연구팀 단백질 측정술 개발
치매 환자 중 70%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유전적 또는 후천적 원인으로 기억력과 인지 능력이 퇴화하는 치매다. 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죽어 생기는 혈관성 치매 등과 구분된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뇌 속에 노폐물 단백질이 쌓이며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타우’ 단백질과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유력 후보다. 이들 단백질이 뇌에 ‘딱지’처럼 쌓여 인지 능력과 기억력 상실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과학계는 지금까지 타우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억제하는 치료법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 최근에는 이들 단백질이 뇌에서 쌓이는 원인, 다른 사람으로의 전파 가능성 등 다양한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 잠 적게 자는 사람, 뇌 속에 노폐물 늘어
상습적으로 잠을 적게 자는 사람이라면 뇌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수면 부족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홀츠먼 미국 워싱턴대 의대 교수팀은 잠을 자지 않을 때, 뇌 속 체액에 타우가 평소보다 더 많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동물 및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밝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잠을 자지 않은 쥐와 잠을 잔 쥐를 대상으로 뇌 바깥을 흐르는 체액인 뇌간질액(ISF) 속 타우 농도를 측정했다. 쥐에게 자극을 줘 잠을 자지 못하게 하자 평소 활동할 때보다 2배 수준의 타우 단백질이 분출됐다.
연구팀은 같은 원리로 사람을 대상으로도 실험했다. 30∼60세 성인을 대상으로 각각 밤에 잠을 자게 하거나 자지 못하게 하고 뇌 척수액 속 아밀로이드 베타 및 타우 단백질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잠을 자지 못한 경우 아밀로이드 베타는 1.3배, 타우 단백질은 1.5배 늘어났다. 이들이 엉겨 덩어리가 되면 치매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다행인 점은 수면 부족에 의해 늘어난 타우는 보통의 타우보다 훨씬 빨리 분해된다는 사실이다. 보통 뇌 안에서 타우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에 쥐는 10일, 사람은 20일이 걸리는데 수면 부족에 의해 생긴 뇌 척수액 속 타우는 약 1∼2시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잠을 자고 깨는 주기를 최적화하는 방법으로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질환의 발병을 막는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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