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만 가면 싸지는 차값의 비밀…7000만원 제네시스, 美선 5000만원
'왜 현대ㆍ기아차는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싸게 팔까?'
꽤 오래된 질문이다. 여러 논란도 많아 내수ㆍ수출용 차량 철판두께, 급발진과 함께 자동차 업계의 '3대 불가사의(不可思議)'라는 우스개소리도 나올 정도다. 해외직구 열기가 높아지면서 이같은 논란은 더욱 뜨겁다. 그래서 헤럴드경제는 현대ㆍ기아차는 물론 수입차들의 전세계 주요국 판매가격을 비교했다. 결과는 명료했다. '모든 차가 미국만 가면 싸진다'이다.
현대ㆍ기아차 대표 차종의 미국 시장 판매가는 대체적으로 국내보다 낮다. 고배기량 차량을 선호하는 미국인들의 특성에 맞췄음에도 가격 차이는 뚜렷했다.
국내에서 현대차 제네시스의 3.3ㆍ3.8 모델은 4660만~7210만원이지만, 미국에서는 3.8ㆍ5.0 모델이 3만8000~5만1500달러(약 4170만~5650만원)이었다. 기아차 쏘렌토R(구형)도 국내 판매가는 2895만~3638만원(2.0 디젤)인데 비해, 미국에서는 2.4 가솔린 모델이 2만4300달러~2만6100달러(약 2660만~2860만원)였다. 쏘렌토R에 3.3 가솔린 엔진 탑재한 모델도 2만6700~4만1700달러(약 2930만~4570만원)로 국내가보다 크게 높지 않아 사실상 더 저렴했다.
그런데 미국을 벗어난 다른 해외에서는 모두 국내보다 차 값이 비쌌다. 현대차 제네시스는 중국 시장에서 3.0ㆍ3.3 모델 등 국내보다 배기량이 낮거나 동일한 차종을 37만8000~64만8800위안(약 6740만~1억1570만원)으로 약 2080만~4360만원가량 비싸게 팔고 있다. 3.8 모델만 판매 중인 독일 시장에서도 국내보다 1720만원가량 더 비싼 6만5000유로(약 8930만원)의 값을 책정했다.
기아차 쏘렌토도 독일(2.2 디젤 모델)에서는 4만5490유로~4만7990유로(약 6230만~6580만원)로 국내보다 2940만~3340만원 가량 판매가가 더 높았다. 중국(2.2 디젤 모델)에서도 23만9800~30만5800위안(약 4280만~5450만원)으로 국내보다 약 1380만~1810만원이 비쌌다.
그런데 현대ㆍ기아차 뿐 아니다. 일본 렉서스는 자국에서 479만3000엔~566만8000엔(약 4500만~5320만원)에 판매하는 IS250를 미국에서는 3만6550달러~4만4155달러(약 4050만~4900만원)에 판다. IS250은 독일과 중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3만4200유로~4만1650유로(약 4720만~5740만원), 37만5000위안~55만위안(약 6750만~9900만원)에 판매 중이다.
심지어 미국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포드는 자국에서 2만1910~3만110달러(약 2430만~3340만원)로 판매하는 퓨전(몬데오)을 독일(2만7150~3만7450유로ㆍ약 3740만~5160만원)과 중국(17만9800~26만5800위안ㆍ약 3230만~4780만원)에서는 더 비싼 가격표를 붙였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가별ㆍ지역별 판매가격은 내수용 차량과의 비교가 아닌 현지의 경쟁모델과 견주어 책정된다"며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책정하는 반면, 20%(국내 10%)가 넘는 부가세 부담이 큰 유럽이나 고가 차량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한 중국 시장에서는 값이 높아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sour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