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과 이단에 대한 성경적 판단 .. [1]
2003년 6월 말부터 교계는 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이하, 예장연)가 출간한 <정통과 이단 종합연구서>라는 책으로 인해 "정통과 이단"에 대한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교계는 몇몇 개인들이 이단전문가를 자처하여 활동해 왔으며, 그중 일부는 교단이나 연합단체에 소속되어 있다.
그런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개인과 단체들을 예장연의 연구서에서 이단이 아니라고 판정함은 물론, 한기총의 이단사이비문제상담소장과 그동안 이단감별사로 알려진 개인들을 이단으로 규정함으로써, 한기총을 비롯한 여러 단체들과 예장연 사이에 일종의 교권 싸움이 벌어진 양상이다.
여기에 교계 신문들도 이해관계에 따라 양분되어 혼탁한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따라서 성경대로 믿는 사람들은 신학과 교리의 교통정리자로서 본 학회와 관련된 논의를 포함하여 성경적 의미의 정통과 이단은 무엇이며, 현재 진행되는 논쟁의 문제점들이 무엇인가를 고찰하여 바로잡고자 한다.
성경에 나타난 이단 규정에서 배우는 교훈
성경에 기록된 이단 규정에 관한 첫 번째 사례를 통해서 배우는 교훈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단 규정이 전혀 비성경적으로 행해져 왔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비성경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하나님께 인정받는 사람들을 오히려 이단으로 규정한 것이 성경에 기록된 첫 번째 이단 규정의 사례였고, 교회사를 통해서도 이런 일들이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단"이라는 말의 성경 용례
성경에는 "이단"(heresy)이라는 단어가 명사로 4회(행 24:14, 고전 11:19, 갈 5:20, 벧후 2:1), 형용사로 1회(딛 3:10) 나온다. 이 가운데 누군가를 이단으로 부른 첫 번째 경우가 사도행전 24:14이다. 『그러나 이것을 당신께 고백하오니 즉 그들이 이단이라고 하는 그 도를 따라서 내가 내 조상들의 하나님을 섬기고 율법과 선지서들에 기록된 모든 것을 믿으며』 그런데 이 구절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대상은 다름아니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을 가장 잘 따랐던 사도 바울이었다.
당시 종교적 위선자들이었던 유대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을 증거한 사도 바울을 이단이라고 불렀던 것이다(행 24:5 참고). 그러나 유대인들은 바울을 고소하는 이유에 대해 증거도 댈 수 없었던 반면(행 24:13), 바울의 믿음과 실행은 그의 고백처럼 전적으로 성경적이었다(행 24:14-16).
그런데 왜 유대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한 바울을 이단으로 규정하며,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은 것처럼 바울도 이단이라며 고소했겠는가? 그 이유는 자신들의 종교적 입지와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예수님 당시 사람들이 유대 종교지도자들보다 예수 그리스도를 권위 있게 믿고 따르게 되자 자기들이 가지고 있던 종교적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예수님을 죽이고자 모의하고 결국 십자가에 못박은 것이다.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이 유대 종교지도자들에게서 박해받았던 이유도 그들이 주님께서 보이셨던 표적들을 그대로 행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한 것을 유대 종교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종교적 입지를 위협하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행 4,5장).
또한 그들 가운데 있던 바울도 회심하여 주님을 증거함으로써 율법으로 의로워지고자 하는 유대교의 교리와 실행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리를 선포하고 실행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이단으로 규정함으로써 무지한 대중들이 자신들을 따르게 하고 자신들의 교권을 지키고자 했던 것이다. 이것을 위해 종교적인 위선자들은 눈에 보이는 진리와 명백한 증거들에 대해 소경이 되어야 했고, 없는 증거들을 조작해야 했으며, 왜곡된 것들을 말해야만 했다.
소위 정통의 자리에 있었던 유대교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스테판을 죽이기 위해서 은밀히 사람들을 매수하여 거짓 증언을 하게 했고(행 6:11), 바울을 고소하기 위해 사람들은 선동하여 성소를 더럽혔다고 거짓 증거를 했다(행 21:28).
이 두 경우 대제사장을 비롯한 위선적인 종교지도자들로 이루어진 공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행 6:12; 23:1). 이것은 마치 로마카톨릭의 공회와 개신교의 교단 총회가 그 역할을 한 것과 일치한다. 신약성경을 살펴보면(마 26: 59, 막 13:9) 공회나 종교회의라는 것은 오히려 진리를 대적하는 일을 하며(행 5:40) "한 마음"으로 뭉쳐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진짜 이단들의 모임이었다(행 23:6). 그들에게는 진리란 단지 명분이며 그들의 이익이 최우선이었다. 마찬가지로 이 땅에서의 명성과 교권을 추구하는 한국 교단들은 하나님께 인정받는 사람들을 이단이라고 하는 자신들이 바로 이단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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