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세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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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사고의 한계

2016-09-13 2078
나는 뉴욕이 좋다

삼성전자가 새로 나온 노트7의 배터리 폭발 문제로 전량 리콜을 결정할 때만 해도 한국민들은 열광했다. 폭발 문제가 벌어질 확률이 있는 배터리는 1%도 되지 않지만, 화끈하게 전량 교체를 발표했기 때문에, 조단위의 손해를 보더라도 확실한 대책을 세우는 자세를 칭찬했다. 한국에서는 '선제적이고, 발 빠르고' 라고 말했지만, 외국의 전문가들은 '결과 분석에 미흡하고, 성급하게' 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확실하게 결과 예상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조치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자 방심해 버렸다. 그러나 세계적인 사업에서는 한국적인 '화끈하고 통 큰 것'이 그저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삼성전자의 화끈한 리콜 사태는 미국에서는 문제를 실제보다 부풀리게 인식하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체 리콜을 한다는 것은 '모든 삼성 전화기의 배터리가 폭발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으로 해석이 되기 시작했다. 결국 항공기에서 삼성전자 노트7의 충전이 금지되었지만, 종류를 구별할 수 없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보다 무식하다. 삼성전자에 여러가지 다른 제품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모든 삼성전자 전화기에 대한 공포를 갖기에 이르렀다. 공공장소에서 삼성 전화기를 쓰는 사람들은 주변의 눈총을 받아야 하는 사태가 된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삼성제품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계기를 삼성전자 스스로가 제공하고 광고한 셈이 되었다. 

뒤늦게 '그게 아니고' 라고 말하거나 혹은 '미국이 아이폰을 띄우기 위해 삼성을 때린다.'고 불평을 하는 것은 너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우물안 개구리들의 변명이 될 뿐이다. 이런 조치로 잃어버리는 국제 시장의 쉐어는 애플보다는 중국제나 일본제 상품의 약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싸고 쓸만한 제품을 써 본 경험은 소비자들의 삼성 제품에 대한 충성도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사실 나였다면 이번 사태에 대하여 불량이 난 배터리의 '롯 번호를 공개하고' (삼성이 못 찾았는지 모른다.), 일반 시민들도 삼성 제품을 삼성대리점에 가져오면 불량 여부를 무료로 검사해주고, 그에 대한 시간 보상으로 삼성 앱스토어에서 20달러 구매권 정도를 주었다면 쉽게 해결될 일이었다. 찾아낸 불량품들은 정밀검사를 위해 회수하고, 새 제품에 메모리 내용을 이전해주고 약간의 보상을 제공하면 되는 것이다. 만약 백 명의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 한 명 정도에게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나머지 99명은 '문제 없슴'을 떠들고 다닐 것이다.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한 사람이 자동차에서 충전을 하다가 차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리콜을 하던 말던 어차피 불량 배터리 때문에 큰 사고가 나면 소송이 걸리고 거액이 나가게 되어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언론과의 관계에서 엉성한 태도를 보였다. 국내에서 리콜을 발표하고 인기를 얻자, 해외언론에 잣하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절차가 부족했다. 삼성전자는 불량 배터리가 장착된 무선 전화기가 한국에서 중점적으로 팔렸다는 것을 더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 또 사건을 파악한 이후 팔리는 전화기는 이미 검사를 했기 때문에 절대 안전하다는 사실도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 불량 제품을 '국지화' 할 수 있었던 것을 스스로 '전체화' 해 버린 것이 바로 삼성전자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이다. 

사실 미국에서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 아무리 자기가 잘 못 했더라고 생각이 들더라도 "I am sorry"라고 말하면 안된다. 그 말을 하는 순간 자신의 잘못을 100% 인정한 것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주변의 녹화된 화면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장면이 나와도 말을 뒤집는 것은 쉽지 않다. 심지어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찾아가서 사과를 하는 것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그래봤자 상대방을 자극할 뿐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후의 해결은 양측의 변호사 사이에 자본주의적으로 해결하면 되는 것이다. 한국식으로 피해자가 "가해자가 한번 찾아와 보지도 않고 사과도 않는다'고 욕을 하는 것은 무식한 행동으로 간주된다. 자본주의에서는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바로 사과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삼성전자 조차도 세계 시장과 외국 소비자들의 인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것을 보여준다. 사실 한국인의 조급증 때문에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난다. 또 다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한국출신으로 세계를 뒤흔든 '싸이'의 경우가 아닌가 싶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한참 뜨고 있을 때, 갑자기 그는 활동을 중단하고 다음 곡을 준비했다. 팬들이 원하는 순간 그는 숨었고, 사람들의 관심은 넘쳐나는 다른 가수에게 넘어갔다. 그리고 다음 곡과 그 다음 곳이 나왔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그 이유는 '강남스타일'이 뜬 것이 가사나 음악 덕분이 아니라 재미있는 그의 춤동작 때문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강남스타일을 응용한 (중간부분을 마음대로 창작하는) 길거리 춤대회를 열어서 춤의 인기를 연장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었다.

사실 미국에서 이런 댄스곡이 뜨면 전국을 순회하며 한 2~3년은 우려먹고, 팬들이 후속곡을 원하는 마음이 극에 달했을 때 다음 곡을 내놓는 것이 연타를 치고 인기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미국은 넓기 때문에 전국의 카지노에서만 공연을 해도 2~3년은 단물을 뽑아 먹을 수 있다. 가수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팬들이 원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결국 싸이와 그의 메니징 회사는 "한국식 치고 빠지기 프로덕션 방식이 외국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결론이다. 그렇다고 이미 후속곡을 내 놓은 상태에서 과거로 돌아가기도 쉽지 않다. 들어도 가사가 와 닫지 않는 외국어 노래가 다시 히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우물안 개구리식 잘못된 판단으로 싸이는 일회성 인기로 끝나게 된 셈이다.

이런 잘못된 판단은 미국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음식의 텍스처인 떡볶이를 한국 대표식품으로 선정한 정부 관리로 부터, 절대 안 팔리는 다른 사람과의 싸움을 하는 게임을 미국에 팔겠다는 기본적인 소비자 선호도 조사도 하지 않는 한국의 게임 개발업자들, 그리고 칼군무보다는 개성과 스토리를 중시하는 미국사회의 특징도 분석 하지않고 한국의 걸그룹을 데려다가 고생만 시키고 경비만 쓰고 나서는 결국 철수하는 잘못을 범한 한국의 대형 연예프로덕션 회사들의 잘못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미국인들은 찐득거리는 음식은 싫어하고, 게임은 남과의 싸움보다는 혼자 즐기는 것을 좋아하고, 그룹보다는 개성있고 스토리가 있는 솔로 가수를 좋아한다. 나머지 특별한 취향의 고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게 되면 그저 수 많은 마이너리티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나는 그 이유를 조그만 성공에서 더 이상 노력하지 않는 교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겸손함을 잃어버리는 순간 자기 고집에 빠지는 것이다. 사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에서 온 다양한 종류의 똑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참 무식하다'는 느낌을 갖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인 능력은 뛰어나지만, 외국인들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에 대한 이해를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사람 사는게 다 비슷하지'를 말한다. 한국에서 온 언론사 특파원이나 세계적인 대기업 주재원들 그리고 국가에서 특별히 선발하여 파견한 고위직 공무원들에게서 그런 경향이 뚜렷하다. 이들의 관심은 한국에서의 성공이지, 현지 사회의 이해가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윗사람들 잘 모시고 골프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삼성전자 임원들 이번에 큰 실수했다. 이런 실수가 한국 사회 전체에 앞으로 약이 되기를 바란다. 세계에 물건을 팔려면 국제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source : 130000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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