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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15만원 TV, 한국선 300만원…고임금 생산구조에 '과잉 옵션' 탓

2016-08-15 1794
Sundance

미국 판매 TV 95% 멕시코산…인건비, 한국의 6분의 1 수준
한국은 사양 높여 고가 전략…소비자도 프리미엄제품 '선호'
가전제품 유통구조 복잡 …재고·마케팅 비용 '눈덩이'

작년 11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아마존에서 삼성전자 55인치 SUHD(슈퍼초고화질) TV가 115만원에 팔렸다. 한국에서 비슷한 사양의 제품이 일반 매장에서 300만원에 팔리던 때였다. 국내 가전 대리점에서 500만원 선이던 LG전자의 65인치 UHD(초고화질) TV도 당시 미국에선 243만원에 판매됐다.

한국의 생활가전제품 가격이 고공비행하고 있다. 가전제품의 국내외 가격 비교 조사 결과를 보면 TV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PC 진공청소기 커피메이커 등의 국내 평균 가격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다. 지난해 가전제품 해외 직구(직접구매) 건수가 20%나 늘어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내구소비재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다.






◆ '과잉 옵션' 달고 높은 가격에 판매 

한국 가전제품은 대부분 '과잉 옵션'을 장착하고 있다. 핵심 기능에 충실한 실용적인 제품으로 승부하는 외국 회사와 달리 국내 회사들은 갖가지 고급 사양을 포함해 가격을 높인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TV의 평균 크기는 47.9인치에 달했다. 미국(41.4인치), 서유럽(39.3인치)뿐 아니라 무조건 큰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42.9인치)보다도 크다. 

과잉 옵션 선호 현상은 제조사들의 마케팅 문제만은 아니다. 소비자들도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명품이나 자동차뿐 아니라 가전제품에서도 적정 수준 이상의 옵션이 붙는다. 이에 따라 800L 이상 대용량 냉장고는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이탈리아산(産) 드롱기 커피머신 가격이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비싼데도 여전히 인기고, 100만원대인 영국 다이슨 청소기 판매량이 매년 500% 이상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격 거품을 빼려는 시도도 적지 않았다. 2010년부터 등장한 '반값 TV'가 대표적이다. 중소기업과 대형마트가 손을 잡고 기존 TV의 절반 가격대 제품을 선보였다. 초기에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많이 팔려나갔지만 반짝 인기에 그쳤다. 중국산 TV를 그대로 가져오거나 조립만 해서 팔아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 대리점이 적어 AS에 취약하다는 게 약점으로 작용했다. 





◆ 고임금도 가전의 가격 경쟁력 약화 

경직된 노사문화로 고(高)임금이 정착된 국내 공장의 비효율도 한국 가전의 취약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부 생산 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했지만, 국내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TV와 가전은 한국산이다. 

반면 미국에서 팔리는 TV의 95% 이상은 멕시코산이다. 멕시코 인건비는 한국의 6분의 1 수준이다. 한국산이 원가 경쟁력에서 멕시코산에 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멕시코 TV를 한국으로 가져오려면 관세에 운송비까지 물어야 해 직수입하기도 쉽지 않다.

내수 규모가 크지 않은 탓에 대형 유통사가 부족한 점도 국내 가전제품이 비싼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TV 판매량이 연 4000만대 수준인 미국에선 베스트바이 같은 대형 가전양판점과 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회사가 대량 매입을 통해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 "잦은 할인보다 가격 인하 노력 시급" 

높은 가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제조회사들은 할인율 확대로 대응하고 있다. 제조사와 유통업체의 할인만으로는 부족해 최근 카드사를 우군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카드를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추가 할인해주는 식이다. 예컨대 260만원짜리 냉장고를 카드결제로 사면 75만원을 깎아주는 대신 카드를 10년간 쓰면서 포인트로 할인금액을 갚아 나간다.

휴대폰시장도 사정이 비슷하다. 보조금 상한선을 33만원으로 제한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뒤 신용카드 할인이 더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카드사로부터 추가 지원금을 받는 조건으로 통신비를 포함해 매달 일정 금액 이상을 해당 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고가격의 원인을 더 자세히 파악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등의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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