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시시간 부정확ㆍ교환요구 묵살 등 AS 엉망… 소비자 불만 1년새 20.
#백화점 명품관에서 명품시계를 구입한 A씨는 시계 표시 시간이 1주일간 1분씩 빨라지는 것을 발견하고 백화점에 수리를 의뢰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하루 오차 범위 -5~+13초까지는 정상범위라며 하자가 아니니 수리해줄 수 없고 직접 하루 한번씩 시계를 조정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A씨는 교환을 요구했지만 같은 제품은 똑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며 요구를 묵살당했다.
'워치홀릭 코리아'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의 고가 명품 시계 소비가 급증한 가운데 품질 불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계시장 규모는 2008년보다 3배 이상 성장한 2조3000억원 수준으로, 90% 이상을 수입 제품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70%는 명품 브랜드 제품이다.
한국소비자연맹(회장 강정화)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시계 관련 상담을 조사한 결과, 상담건수는 2012년 2040건에서 지난해 2461건으로 20.6% 증가했으며 올해 7월말까지 총 1489건이 접수됐다.
이 중 품질 관련 상담이 590건(39.6%)로 가장 많았으며 계약 관련 불만 431건(28.9%), 사후서비스(AS) 관련 불만 272건(18.3%) 순이었다. 품질 불만 중 가장 많이 발생한 분쟁은 '부정확한 시간 표시'로 20.5%를 차지했으며, 방수 불량 및 습기 생성이 17.3%였다.
소비자연맹은 "소비자들은 시간 오차를 불량이라고 판단하는 반면 업체들은 약간의 오차는 정상이라고 간주해 분쟁이 발생한다"며 "시계 오차범위에 대한 정확한 기준 마련과 판매 시 정보 제공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계약 관련 불만은 온라인 거래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AS 관련 불만의 대부분은 수입완제품이기 때문에 AS 자체가 불가하다거나 업체가 부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불만을 사는 경우였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조사한 해외 유명 브랜드 20개에 대한 소비자 불만 접수에서는 명품 시계인 롤렉스가 전체의 14.4%를 차지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고가품 시계의 기능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착각하고 주의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업체들은 방수기능이나 정확성 등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고지하고, 과장 광고 등에 대한 당국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