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자 면세한도 상향 추진
26년만에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오를 듯
한국의 여행자 면세한도가 400달러에서 26년 만에 600달러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로부터 연구 용역을 의뢰받은 산업연구원은 8일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 조정 공청회'를 열어 '65개 주요국의 구매력 대비 평균 면세한도를 한국에 적용하면 1인당 면세한도는 600달러가 적절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3월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 끝장토론'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면세한도 인상 건의를 계기로 마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면세한도는 1988년 10만원에서 30만원(당시 환율 적용 400달러)으로 오른 뒤 96년 400달러로 화폐단위만 바꿨을 뿐 그대로 유지돼왔다.
반면 그동안 1인당 국민소득이 5.7배(1988년 4548달러→2013년 2만6205달러) 오르면서 구매력은 훨씬 커졌다. 주요국과 비교해보면 미국 800달러, 일본 20만엔(1960달러), 중국 5000위안(806달러)보다도 훨씬 낮다.
그럼에도 정부가 면세한도를 올리지 않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공항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는 계층이 일부 상류층·중산층이기 때문에 저소득층과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게 첫째다.
다른 하나는 수입 제품 판매 증가에 따른 외화 유출이다.
산업연구원은 경제가 성장했기 때문에 더 이상 이런 논리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간 5000만명이 나갈 정도로 해외 여행이 보편화한 점을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계층간 위화감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면세한도 결정권을 가진 기획재정부는 이번 결과를 참고해 다음달 세법개정안 발표 때 면세한도 상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