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미국 시민권 신청서, 왜 이런 질문이…
"집단학살 경험 있나"
분량 2배에 어려운 단어 추가, 인터뷰도 강화돼 까다로울 듯
시민권 취득이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민서비스국(USCIS)이 여론수렴 절차를 밟고 있는 새 시민권 신청서(N-400) 양식에 따르면 섹션이 지금의 14개에서 17개로 증가하며 전체 분량은 10페이지에서 21페이지로 배가 넘는다. 이에 따라 신청서 작성에 소요되는 시간도 현재 약 6시간에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기존 질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복잡하고 어려운 단어를 포함한 질문이 대폭 추가된 점이다. 신청서 질문이 복잡하고 어려워지면서 시민권 인터뷰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시민권 인터뷰는 신청서에 기재된 내용을 토대로 관련된 질문을 하고 있다.
이번에 추가된 질문의 몇 가지 예를 보면 ▶자녀와의 관계가 생물학적인가, 입양 또는 결혼에 의한 것인가 ▶집단학살에 가담한 적이 있는가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한 적이 있는가 ▶민병대나 불법무장단체 등에 가입한 적이 있는가 ▶수감시설 등에 근무한 적이 있는가 등이다.
이에 따라 영어 숙련도가 높지 않은 사람들도 인터뷰를 하기 위해 '집단학살(genocide)' '불법무장단체(paramilitary group)' '생물학적 자녀(biological child)' 등 일상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단어들을 배워야 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새 신청서가 도입되기 전에 시민권을 신청할 것을 권하고 있다. 오는 2월 19일 여론수렴 기간이 끝나면 USCIS는 제안받은 의견을 검토해 최종안을 확정하고 이를 다시 관보에 게재한 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승인 요청을 하게 된다. 이 과정이 이르면 2~3개월에 마무리될 수 있기 때문에 상반기 중에도 새 양식 도입이 가능해진다. 현재 사용 중인 양식은 유효기간이 오는 3월 31일까지로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