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전투기 동원 하루만에 일본行…주한미군 민간인 대피훈련
군인 가족 안전한 이동에 중점
북한의 잇따른 핵위협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최근 주한미군이 북한의 공격 등 유사시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훈련을 실시했다.
미 CNN방송이 동행취재해 1월 3일 소개한 이 훈련은 지난해 10∼11월 사이 서울에 주둔 중인 미군 가족 등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헬기와 군용기 등을 동원해 1박 2일에 걸쳐 이들을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로 이동시키는 훈련이었다.
이 같은 훈련은 연례적으로 실시되지만, 일부 민간인을 실제로 주일 미군기지까지 대피시킨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훈련 과정은 대피 명령, 짐싸기, 등록, 남쪽으로 이동, 국경 넘기 등 대략 5개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대피는 미 국무부에서 '비전투인력 소개(疏開) 명령'(NEO·Noncombatant Evacuation Oder)이 내려오는 것으로 시작됐다.
NEO의 대상자는 미국 시민권자와 외교관 가족, 해당국가에서 복무하는 미군 가족 등이다. 미군 가족을 한반도에서 대피시키는 것은 군사적 결정이 아닌 정치적 결정이다.
명령에 따라 미군 가족들은 떠날 차비를 하는데, 1인당 60파운드(약 27kg) 무게 내에서 최소한의 필수품을 소지할 수 있다.
훈련에 참여한 60여 명은 용산 기지에서 신원을 확인하는 팔찌를 발급받고 보안검색 절차를 거쳤다. 반려동물도 등록한 뒤 데려갈 수 있다. 이때 생물학무기 공격을 12시간까지 막아주는 '유아화학작용제보호시스템'(ICAPS·Infant Chemical Agent Protective System) 마스크 착용에 대한 설명도 이뤄졌다.
이곳에서 시누크 헬기 두 대를 타고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이동, 안전교육을 받은 뒤 다시 대구 미군 기지로가 하룻밤을 보냈다.
이튿날 오전 김해 공군기지로 다시 이동해 미 공군의 c-130 수송기를 타고 일본으로 향했다.
이 같이 복잡한 과정을 두고 서울에서 민간 항공기로 출국하도록 하면 더 빠르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북한의 공격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군인 가족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다.
비전투 인력 대피 기획관인 저스틴 스턴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국경을 넘어오는 것이고, 우리는 사람들을 위험한 곳으로부터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훈련은 동시에 주한 미군들에게 위험한 위기 상황에서 그들의 가족이 보살핌을 받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
지미 시한 대위는 "자연재해나 적대적 상황에서 당신이 마지막으로 원하는 것은 당신의 군인이 그의 가족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ource : 130000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