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에도 미국 학생들이 이공계 기피하는 이유는?
수학과 과학 등 이공계 과목은 취업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전공으로 경력 개발에도 매우 유용하지만,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취업 시장이 비교적 움츠러든 상황에서도 10년 전보다 고소득을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명된 이공계를 전공하는 이들이 미국에서 감소하는 추세다.
23일(현지 시각)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인해 심각한 이공계(과학, 기술, 공학, 수학) 인력난이 빚어지고 있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와 ‘레이테온’이 개발한 STEM지수(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 지수)에 따르면 미국에서 수학과 과학 지식을 요하는 일자리 수가 2000년에는 1,280만 개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1,680만 개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동 기간 동안 이공계 전공에 대한 미 고교생들의 관심은 하락했고 현재 2,000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놀랍고도 우울한 결과"라고 US뉴스의 브라이언 캘리가 말했다. 이 지수는 노동통계청, 칼리지보드(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 SAT 주관 기관)와 미국교육통계센터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산정된다.
최근 미국이 경제 침체를 맞기 이전부터 많은 기업들은 이공계 기피 추세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 왔다. 이공계 인력난이 "우리 시대가 맞고 있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스티븐 골드스웨이트는 지적한다. 우주항공 및 전력 산업용 부품을 제조하는 ‘메템’의 최고경영자인 골드스웨이트는 "다른 기업 경영자들도 이 문제로 고심하고 있으며 경영자들 사이에서는 적합한 인력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뉴저지에 소재한 자사가 입지로 인해 수혜를 입고 있다면서 뉴저지가 미국 내 다른 주들보다 평방미터당 더 많은 과학 및 공학 전공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280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한 메템은 직원들의 기술을 발전시키고 개선하기 위해 사내 교육과 인턴십 제도도 활용하고 있다.
이공계 과목의 시험 성적이 하락하는 것도 이공계 기피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 따르면 2012년에 미국 고교생들의 수학 및 과학 과목의 평균 점수가 2000년의 시험 결과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러 수치상 통계보다 실상은 교육 수준에 따라 더 큰 차이가 날 수 있다고 그로버 러스 화이트허스트는 지적한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브라운교육정책센터에서 몸담고 있는 그는 "인력이 양성된 전공 분야와 실제로 수요가 있는 일자리가 크게 불일치하는 경우도 일부 있는 듯 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이공계 교육이 배관공, 간호사, 자동차 정비 기술직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보편적으로 이러한 직업군은 개인이 근무 현장에 실제로 배치되야 하기 때문에 저임금 국가에 위탁될 가능성이 낮다.
화이트허스트는 그러나 고등교육 기관에서 이공계 교육을 수료한 근로자에 대한 수요는 명확하거나 믿을만한 수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점 때문에 일부 대학생들이 공학도나 이공계 교수가 되기를 기피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들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왔다면서 그 이유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학술 연구직을 기피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교육과 교육 정보를 실제 취업 기회와 발맞추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고등교육 기관을 졸업한 이들을 위한 취업 시장에서 그러한 정보가 대체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메트로폴리탄정책프로그램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나단 로스웰은 4개의 이공계 분야 중 단 하나라도 갖춘 교육기관은 개인의 고소득 일자리 취업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한다. 그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2011년에 미국 내 일자리 중 20%가 과학, 기술, 공학, 또는 수학에 대한 포괄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오늘날 학교는 젊은이들에게 수학과 과학의 중요성을 설득시키기 위해 더 분발해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그는 학교가 그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않으면서 이공계 기피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메템의 골드스웨이트는 "학생들에게 이공계 과목의 흥미로운 면을 알리는 것"이 교육자, 시민 단체, 그리고 기업들의 몫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한 일이 기업의 작업 현장뿐 아니라 보이스카우트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미 전역의 스카우트 교육(이공계 관련 과목에 대해 60개의 공훈 배지 취득 가능)이 고등학교와 커뮤니티칼리지에서 더 많은 이공계 교육이 이뤄지도록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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