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훑으면 걸린다"…IRS 세무조사 어떻게 선별하나
한국 오가는 사업자 '요주의'
국세청(IRS)의 세무 관련 범죄 수사(CI)가 강화되면서 한인들 사이에서도 세무조사나 해외금융계좌 신고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IRS는 2012회계연도 동안 이뤄진 세무 관련 범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10년부터의 3년치 통계 자료를 비교하면 탈세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케이스부터 실형이나 자택감금 등의 형이 선고된 경우가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IRS 측은 "인내와 끈기로 복잡해지는 금융 범죄 수사에 임해 세금과 관련한 범죄를 적발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금융 범죄 수사 기관 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수사 강화를 공표했다. IRS의 세무조사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역외탈세를 막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 지 등을 알아본다.
세무조사 대상자 선별 방법
IRS는 대략 5가지 방법을 통해 세무 조사 대상자를 결정한다. 첫 번째, 조사대상자 선별제도(Discriminant Index Function System·DIF)가 있다. 소득에 따라 비용·공제항목 등의 적정한 금액 범위를 정해놓고 이를 컴퓨터를 통해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범위를 벗어나는 금액에 점수를 부과, 추가 조사 대상자를 선정한다.
두 번째는 소득누락 조사대상자 선별제도(Unreported Income DIF)다. 앞서 언급한 DIF방식의 변형으로, IRS에 축적된 자료를 통해 소득이 적게 보고될 가능성을 점수를 매겨 조사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관련 서류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IRS가 제3자를 통해 이미 소득 관련 자료를 확보했으나 납세자가 이를 소득세 신고시 누락한 경우 조사를 받을 확률이 높다. 이자·배당·주식 매각 관련 Form 1099, 자영업 소득관련 Form 1099-Misc, 급여소득 관련 W-2 등이 이에 해당된다.
네 번째, 총자산이 1000만 달러를 초과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 대상을 선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세무조사 중 또 다른 조사 대상자를 발견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첵캐싱(check-cashing) 사업을 하는 업주를 조사하다 거액을 첵캐싱한 고객을 발견한 경우 그를 다시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다.
LA한인타운에 오피스를 두고 있는 엄기욱 CPA는 "IRS는 세무 감사 대상자를 무작위로 선정하는 데 나름의 분석 기법을 갖고 있다"며 "소득에 비해 공제나 사업손실이 비정상적으로 많거나 자영업자가 소득이 너무 적은 경우 등 소득 신고 내용에 정상적이라 보기 어려운 점이 발견되면 선정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한·미 역외탈세 조사 강화=역외탈세범을 잡기 위한 미국 IRS와 한국 국세청의 협력이 한층 강화된다. 한국 국세청은 최근 미국·영국·호주가 공동 조사를 통해 확보한 역외탈세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아직까지 어떤 자료를 어떤 식으로 공유할지 자료 내용이나 성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역외탈세 조사에 중점을 두고 있는 한국 국세청이 IRS를 포함한 주요 국가들과 공식 채널로 역외탈세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경제활동을 하는 한인들은 세금 문제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게 세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한인 공인회계사는 "국가 차원의 역외탈세 수사는 대자산가나 기업 위주로 이뤄지긴 하지만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세무 허점을 이용해 온 한인들에게는 또 한 번의 경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IRS는 한국 국세청과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FATCA) 실행을 앞두고 상호 정보 교환 협정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 협정을 통해 정보 교환을 위한 주요 내용이 결정되면 IRS와 국세청은 상대 국가 금융기관에 있는 자국 납세자 관련 정보를 주고 받게 되며, 이를 통해 역외탈세 차단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