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스캔들, 한국 가짜학위, 논문표절은 한국에선 흔한 일'
한국의 'SAT 취소 스캔들'은 시험결과가 출세를 보장하는 왜곡된 교육환경에 기인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WSJ는 5월 9일 "최근 미국대학입학을 위한 학업평가시험인 SAT가 문제유출가능성으로 한국에서 전격 취소됐다"면서 "이때문에 미국 대학입학을 준비하던 수천명의 응시생들이 큰 혼란속에 일부는 외국에서 시험을 보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저널은 "한국의 SAT 시험취소가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면서 "부정하게 얻거나 가짜 자격증은 한국에서 흔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고위공직자중에는 논문표절이나 가짜 학위가 문제가 되곤 한다며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2월 비서실장 내정시 99년 박사학위논문 표절을 인정하고 사과한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에선 지난 10년간 국회의원중 7명이 논문 표절로 문제가 됐고 심지어 TV를 통해 널리 알려진 스타강사도 표절파문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이같은 문제는 지난 수백년간 시험결과가 출세를 보장하는 한국 특유의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선시대에 과거(科擧)제가 그러한 역할을 했다면 현대에서는 고시 등 다양한 전문직 시험의 결과가 모두가 선망하는 직업을 갖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25세부터 34세중 3분의2가 대학학위를 갖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외국 유학의 열기도 엄청나다. 미국 대학의 한국 유학생 비율은 최근 수년간 가장 높았고 현재도 중국, 인도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풀브라이트 한미교육위원단의 심재옥 단장은 이번 취소사태와 관련, "학생들의 걱정만 늘게 됐다. (미국의 어느 대학들이) 여기서 받은 점수를 믿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국에선 2007년에 부정사태로 약 900명의 SAT점수가 취소된 적이 있다.
저널은 서울에는 60여개의 SAT 전문학원이 있으며 일부 어학원에 따르면 SAT기출문제들은 브로커를 통해 약 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SAT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의 ETS의 토마스 유잉 대변인은 "SAT 시험은 어느 나라에서든 엄격하게 시행된다. 정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저널은 다음 SAT 시험이 예정대로 치러질 계획이지만 동일한 문제점이 발견되면 추가 취소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고교 2년생인 박 모양은 "SAT취소로 모든 계획이 헝클어졌다"면서 시험이 또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6월 1일 예정된 시험을 홍콩이나 일본에서 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