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보험 커버리지 : 대형사고 땐 치료비용이 보상비 넘기 일쑤
‘10만/30만달러’적당… 보험료 큰 차이 없어
한인 주부 김모(45)씨는 지난해 11월 초등학생 자녀 2명을 태우고 가다 상대방 잘못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로 김씨는 척추수술을 2차례 받았고 아이들은 닷새 동안 입원했는데 입원비만 10만달러 이상 나왔고 수술비용은 이보다 훨씬 많을 전망이다.
하지만 상대 운전자가 가입한 보험의 보상한도는 3만달러에 불과하고 김씨의 보험 역시 보상 한도가 비슷해 보상비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처지다. 김씨는 “치료비는 직장 의료보험으로 커버했지만 치료를 받느라 한 달 이상 결근했고 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고생할 것을 감안하면 한 푼의 보상도 받지 못한다는 것이 억울하다”고 말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동차 보험료를 아끼기 위해 배상한도를 낮춘 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형 사고로 인한 상대방 피해에 대한 거액의 치료비를 운전자가 떠맡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배상한도를 높이는데 드는 비용은 기존 보험료와 비교해 크게 차이 나지 않아 배상한도를 최소 10만달러 선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당수의 한인 운전자들은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정한 의무가입 최소한도인 ‘상대 운전자 1만5,000달러, 상대방 차량 탑승객 합계 3만달러’의 최소 책임보험만 들고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면 운전자가 보상해야 하는 치료비 금액이 보험 커버리지를 넘어가기 일쑤다.
특히 자신의 실수로 사고가 나 상대방 운전자나 행인에게 큰 부상을 입혔을 경우 소송을 당해 막대한 금액의 의료비 등을 청구당할 수 있고, 직장에서 받는 급여나 주택과 같은 개인 재산을 대상으로 차압이 들어오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배상한도를 ‘상대 운전자 10만달러, 상대 차량 탑승객 합계 30만달러’로 크게 올리는데 드는 비용이 기존보험료의 10~15%면 충분해 배상 한도액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기본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비용이 높은 것이지 보상한도액을 높이는 비용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리가 부러지는 등의 이유로 일단 몸에 칼을 대거나 며칠만 입원해도 입원하면 치료비는 10만달러를 훌쩍 넘어가게 마련이어서 최소 보상 한도로는 어림없다. 자칫하면 재산압류 소송을 당하기 쉽다”며 “기존 보험료에서 월 10~20달러만 더 내면 보상 한도를 최고 30만달러까지 높일 수 있어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주정부 규정에 따르면 택시나 손님들을 전문적으로 실어 나르는 영업용 차량의 운전자 과실에 따른 사고 당 보상한도가 최저 75만달러로 책정돼 있다. 하지만 영업용이 아닌 일반 가정용 승용차나 밴 등으로 자녀들을 학교나 학원에 실어 나를 경우 사고에 따른 배상 최소한도는 따로 책정돼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