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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이 아니라 멕시칸 드림이다'

2013-09-22 1989
NYT

한때 불법이민자 송출의 오명을 쓴 멕시코가 이젠 외국 이민자들에게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9월 22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A섹션 1면과 온라인판 프런트면에 "멕시코가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는 장문의 특집 기사를 실었다. 이와 함께 온라인판 톱으로 멕시코에서 불고 있는 K팝 열기의 사진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타임스는 "멕시코 내 불법 체류자 수는 2000년이후 10년 사이에 두 배인 100만 명이다. 지난 수 년 간 미국에 간 멕시코인들보다 멕시코에 온 미국인들이 더 많다"고 전했다.

적지 않은 멕시칸들이 2005년부터 2010년엔 미국과 가까운 북쪽으로 이동했지만 이젠 다시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다.

여행비자를 갖고 들어온 학생이나 은퇴 노인들을 제외하고 멕시코에서 워킹 비자로 일하는 미국인은 2009년 6만 명에서 2012년 7만 명으로 늘어났다. 2005년 이후 미국에서 태어난 2세로 멕시코에 돌아온 숫자만 35만 명에 달한다.

멕시코에 외국인들이 몰리는 것은 세계경제의 큰 변화가 원인이 되고 있다.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멕시코는 제조업의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외국인들의 거주비자 신청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10%가 늘어났다. 타임스는 "이주의 물결은 재무 관련 학위를 따려는 프랑스 유학생, 기업 인턴십을 하는 한국 젊은이, 스페인의 영화 제작자, 일본의 자동차회사 임원, 미국의 기업가, 중남미의 노동자 등 계층별로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온 레슬리 텔레즈는 "여기엔 에너지가 넘친다. 무엇이든 가능한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미국에선 찾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멕시코는 기회를 맞고 있다. 1억1200만 명 인구의 멕시코는 외국인들과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층의 에너지라는 고삐를 쥐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는 과거에 이런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 1994년 멕시코 화폐가 바닥을 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었을 때였다. 보스턴대 케빈 갤러거 교수는 "바야흐로 멕시코에게 두 번째 기회가 다가왔다. 이번에야말로 자본화에 성공할 때"라고 지적했다.

멕시코는 내국인들이 고용에 있어 외국인보다 특혜를 갖고 1980년대까지 국내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폈다. 외국인들은 해변에서 31마일 이내와 국경에서 62마일 이내 토지를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제했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가 바뀌면서 이 같은 정책도 완화되기 시작했다. 미국에 간 이민자들이 가족 친지들에게 거액의 송금을 하고 있고 내국인들은 음식과 가전제품을 사기 위해 미국계 할인매장 코스트코에 몰리고 있다. 축구대표팀엔 두 명의 아르헨티나출신 선수가 있는 등 외국인을 배척하는 풍토가 사라지고 있다.

멕시코 도시환경연구센터 프란시스코 알바 에르난데스 교수는 "이제 멕시코인들은 특정한 가치의 공유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이를 멕시코의 새로운 지평이라고 평가했다. 국경의 일부 도시들은 외국 기업이 늘어나고 국제결혼 가정은 흔한 풍경이다. 산미구엘과 캔쿤, 푸에르토 비야르타 같은 휴양지엔 미국의 은퇴 노인들로 넘쳐난다.

가장 큰 변화를 맞는 지역은 산루이포토부터 과달라하라에 걸친 중부 멕시코다. 미국계 컨설팅 회사들이 중국에서 이곳으로 넘어오고 있다.

어게이브랩 창설자인 앤디 키퍼와 같은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거나 회사를 창업하고 있다. 과나후아토엔 지난해 독일 폭스바겐 공장이 세워졌고 근처 혼다 공장이 오픈한 지역에선 현지 호텔의 아침식사로 스시가 제공되고 있다.

수도인 멕시코시티도 마찬가지다. 새로 문을 여는 식당 신축건물 등 경제와 문화의 많은 부분을 신규 이민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중남미 이민자들에게 경제는 멕시코행의 중요한 동기가 되고 있다. 2년 전 온 베네수엘라의 마누엘 산체스는 온 지 보름만에 직업을 구할 수 있었다. 한 금융관련 전공 유학생은 첫 직장을 탄탄한 프랑스계 은행으로 잡았다.

쿠바 출신인 로드리게스는 "외국인들이 멕시코시티를 사회적으로 자유롭게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말한다. 많은 이민자들은 멕시코가 개발도상국이고 어수선한 사회환경이라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음식비즈니스를 하는 텔레즈(34)는 "이곳에선 정해진 규칙을 모두가 따르는 게 아니다. 만일 당신이 어떤 것을 원한다면 할 수 있는 곳"며 탈법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멕시코 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인턴십을 하는 이모씨는 "입시 성적과 입학 대학이 어디냐에 따라 선택의 기회가 제한된 한국에 비해 멕시코는 빠른 승급이 가능하다"면서 "멕시코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열려 있다. 스페인어를 배우고 귀국한 친구들은 영어보다 유용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2000년부터 2010년 사이 멕시코 주재 한인들 숫자는 10배나 늘었다. 얼마 전 문을 연 한국문화원 관계자들은 "최소한 1만2000명의 한국인들이 멕시코에 거주한다"고 밝혔다. 젊은 멕시칸들은 특히 개방적인 사고를 갖고 있어 K팝 뮤직 팬클럽 수가 70개나 되고 회원 수는 6만명에 달하고 있다.

최근 멕시코로 이주한 스페인의 유명 방송인 마르크 비질은 "멕시코는 젊고 크다. 스페인은 모든 게 문제인데 멕시코는 모든 게 가능하다. 의욕과 창의성도 좋다"고 찬사를 보냈다.

멕시코의 이민자 수는 멕시코 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비공식적으로는 400만 명이라는 말도 있지만 인구조사 결과는 100만 명이다. 미국의 외국인 비율은 13%인 반면 멕시코는 1% 수준이다.

그러나 가난한 멕시칸들은 대체로 외국인들을 경원시한다. 불법체류 신분으로 농장이나 도시에서 일하는 중미 이민자들이 멕시코 경찰에 의해 폭행당하고 마약 소굴에서 일하도록 강요받기도 한다.

타임스는 "한인들은 종종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위협을 받기도 한다"면서 외국인들이 치안 문제와 혐오 범죄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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