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게 인정을 받는 기쁨
(1) 드디어 출소한 Andy..
7개월전 쯤, 한국 입양아인
Amy와 사귀던 앤디가
헤로인 마약 사건으로
감방에 들어 갔다.
아리조나 피닉스에서도
이미 전과가 13범이었는데
다시 갱생을 작정하고
이곳 포틀랜드에 와서
서로 만난 인연이다.
처음 만난 앤디는
거친 손을 보여 주며,
이 손으로 피닉스에서
만불 (1,200만원)을 저축하였다고
통장을 보여 주며 자신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자기는 범죄 전과가 많아
항상 경찰서에 불려 다닌 것이 싫어
이곳 포트랜드에서는
정말 잘 해 보겠다고
방을 하나 줄 것을 간청하였다.
왠지 모르게 맘을 끄는
녀석의 솔직함과 진지함에
콩장군과 함께
흔쾌이 입주를 허락하였다.
아들처럼 먹이고,
친구처럼 놀아 주기를 몇달..
그럼에도 불구하고
Amy를 만난 이후 부터는
직장에도 열심이던 Andy는
나에게는 순종을 잘 하였지만
이후 급속히 망가지더니
다시 마약에 손을 댄 모양이다.
어느날 경찰이 찾아 오고
앤디가 쭉 보이지 않더니
감방에서 안부 편지가 몇차례 왔다.
요즘 이곳을 떠나
멀리 여행 준비를 하고
마무리 정리를 하고 있는 즈음
느닷없이 출소한 앤디가
혹시나 하고 집을 찾아 왔다.
고등학교도 못나와
개발세발 글을 쓰는 녀석이지만
그래도 얍삭하게 성장한
도회지 녀석들보다는
무엇이 사랑인지,
무엇이 존경인지를 아는 녀석이다.
감자튀김을 한그릇 먹고,
다시 새출발의 웃음을 가득 담은
녀석의 뒷모습을 보고
다시 불러 세워
언젠가 애틀란타에서 만나
함께 일할 수 있기를
서로 다짐하고 보냈다.
오늘도 휴대폰 문자로
지금 어디쯤의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냐고 문안이 왔다.
몸을 찟고, 힘을 다해 기른 자식들 보다 낳다.
나중에 내 하는 일을 도우러 오면
아마도 목숨을 걸고 나를 지켜 줄 것이다.
나는 그저 앤디를 그리 믿는다.
(2) 거친 심성을 고쳐 주는 이웃
강팍한 나의 마음도,
마음이 넉넉한 이웃과 지내다 보면
함께 마음이 부드러워 지고,
멀리 있는 친족보다 좋은 이웃은
이국살이에서 큰 위안이 된다.
3주전쯤 한국에서 온
며누리 접대를 위해서
켈리포니아를 다녀 올 때도
교회에서 차비를 하라고
$500 (60만원)을 주었다.
오늘은 부활절,
그리고 몇일 뒤 21일 금요일에는
이곳 포틀랜드를 떠나
먼 여행길을 3달 예정을 떠난다.
떠나는 이곳을 언제 다시 돌아와
회포를 풀 수 있을 지 계획에도 없다.
20여명이 모이는 작은 교회지만
떠나 다시는 볼 것 같지도 않은 나에게
$2,000 (240만원)의 노자를
극구 챙겨 주셨다.
그리고 내일 월요일에는
떠나는 아쉬움에
다시 식당에 초대를 받았다.
마음에 큰 사랑의 빗을 지고 떠나지만
왠지 부끄러움으로 눈에 물이 고인다.
이제 나이가 차서
너그럽고 넉넉한 마음의
인성을 갖아야 하는데
나는 마음이 협소하였으며,
나눔에 인색하였고,
나의 중심으로만 살아 왔으니..
이제 다시 넓고 넓은 광야에 나 혼자 선다.
다시 배고픔으로 부요함의 감사를 알고
다시 외로움으로 따뜻한 이웃의 관심을 그리워 하며
다시 낮아 짐으로 교만을 미워하리라.
= Sundance =
source : 1500003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