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갑부' 되려면 이 학교 나와라
세계에서 억만불이 넘는 재산을 가진 ‘수퍼 리치’를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어디일까? 미국의 하버드대학이다. 그 뒤를 스탠포드대(27명), 뉴욕대(17명), 매사추세츠공과대(MIT·15명) 등이 이었다. 미국 대학들이 1~9위 상위권을 독식한 가운데, 영국 케임브리지대 출신 억만장자가 11명으로 10위에 올랐다.
2월 20일 CNBC가 글로벌 부자 연구소인 웰스엑스(Wealth-X) 자료를 토대로 보도한 내용이다. 현재 살아있는 자산 10억달러(약 1조844억원) 이상의 ‘수퍼 리치’ 배출 순위에서 하버드대는 52명을 기록해 전 세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것도 압도적인 1위다. 2위를 기록한 펜실베이니아대(28명)의 2배가 넘는다. 하버드 출신 52명의 재산을 합치면 모두 2050억달러에 달한다. 펜실베이니아대 출신 억만장자들 자산 총합은 1120억달러다.
하버드의 부자 배출 성적이 놀라운 것은 발표된 52명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같은 하버드 중퇴자들은 빼고도 그렇다는 사실이다. 게이츠와 저커버그 두 사람 재산만 합쳐도 450억달러다.
하버드를 비롯한 미국 명문 사립대에는 부자들 자녀들이 입학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실제로 하버드대 졸업생 집안의 자녀는 입학 추천 과정에서 유리한 점도 있고 재학생 대부분이 부유층에 속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웰스엑스는 "하버드 억만장자 졸업생 가운데 74%가 자수성가형"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하버드 출신 갑부들의 힘은 타고난 집안이라기 보다 학교를 통해 맺어진 방대한 각계 졸업생들 인맥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대표는 "이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결국 네트워크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사업 분야에 뻗어 있는 하버드 졸업생의 네트워크 덕분에 졸업생의 활동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것. 프리드먼은 "하버드의 성공은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아느냐가 중요하다’는 명제를 실증해 준 것"이라고 했다.
ABC뉴스는 집계 대상 억만장자를 자산 3억달러(약 3253억원) 이상으로 늘렸을 때에도 하버드가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하버드 출신의 자산 3억달러 이상 억만장자 수는 2964명이었고, 이들이 보유한 총자산은 6220억달러로 집계됐다. 2위는 1502명의 억만장자를 졸업시킨 펜실베이니아가 차지했고, 그 뒤를 스탠포드와 콜롬비아, 뉴욕대가 이었다.
한편 스스로 부를 일궈낸 자수성가형 억만장자 비율이 제일 높은 학교는 아이비리그가 아닌 버지니아 대학교였다고 CNBC는 전했다. 전체 449명의 억만장자(자산 3억달러 이상)를 배출한 버지니아 대학 졸업생 가운데 79%가 스스로 부를 쌓았다는 설명이 따랐다.
또 억만장자 졸업생 가운데 여성 비율이 제일 높은 대학은 17%를 기록한 호주 멜버른의 모내시 대학교였다. 미국 대학 중에는 노스웨스턴, 브라운 대학 출신의 억만장자 중 여성 비율이 각각 15%, 14%로 상위권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