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용까지 항공법 잣대라니"… 커지는 불만
기체크기 5㎝짜리까지 포함돼, "법규 불명확… 억지 끼워맞추기"
동호인들 "범법자 양산 우려 커… 인터넷 접수 신고도 허용해야"
"승인 없이 드론 비행 금지!(NO DRONE ZONE)"
지난 5월 서울지역의 드론 비행을 허가해 주는 수도방위사령부는 항공법 제172조를 근거로 승인받지 않은 드론에 대해서는 강력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포스터를 배포했다. 수방사는 "비행금지구역(P-73)은 7일 전, 비행제한구역(R-75)은 4일 전에 전화 신청 바란다"며 드론을 날릴 경우 반드시 군 당국의 허가 절차를 밟을 것을 강조했다. 또 포스터에는 "군 부대의 승인을 받지 않고 개인이 임의로 비행 시는 항공법에 따라 최대 2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거나 "수도방위사령부의 승인 없이는 P-73 및 R-75 공역 내 비행 및 기타 비행활동은 불가하며, 이를 위반 시 관련 법령에 의해 처벌되므로 승인 절차를 준수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허가받지 않은 드론 비행에 대해 "서울 시민의 안전을 위해 비행금지 및 제한구역에서 승인없이 초경량비행체를 날리고(조종) 있는 사람을 보셨을 경우 꼭 신고해 달라"는 요청사항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단순히 취미 목적의 소형 드론에까지 항공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보안이나 안전을 위해 드론을 규제할 필요성은 있지만 취미와 여가 목적의 소형 드론을 규제 대상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드론을 이용해 여가 활동을 즐기는 많은 동호인을 자칫 범법자로 몰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드론 동호인으로 활동하는 A씨는 "항공법을 적용하는 관련 부처들은 12㎏ 이하의 비행체를 일률적으로 ‘초경량비행장치’로 분류하고 있다"며 "기체 크기 5㎝ 미만의 나노드론의 경우에는 이용자 시야를 벗어나서 날리기 어렵고, 카메라 설치가 어려워 사생활 침해 가능성도 작지만 이 역시 사전 신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동호인 B씨는 "일률적으로 드론의 비행을 제한하는 법적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며 "200만원의 벌금 처분이 언급되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단속됐던 사람들도 대부분 훈방조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법규는 드론을 위한 규제가 아니라 1980년대 나온 RC(무선) 비행기 시대에 만들어진 법"이라며 "드론은 기술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기종인데, 이를 위한 법이 없다 보니 억지로 끼워맞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동호인들은 "한쪽에서는 드론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해 놓고, 또 다른 쪽에서는 이를 규제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 자체도 드론과 관련해 엇박자를 보이고 있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호인들은 현재 전화와 팩시밀리를 통한 드론 비행 신고절차와 관련해서도 드론 비행과 항공 촬영을 통합해 신고할 수 있도록 창구를 하나로 모으고, 인터넷 접수도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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