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으로 전원을 공급받는 시대가 오려나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디지털가전 제품이라도 벗을 수 없는 구태가 있다. 바로 전원 공급을 위해 기기마다 달려 있는 전선이다.
지난 1890년대 니콜라 테슬라가 전기를 선 없이 전달하려는 연구를 시작한 이래 근 100여년 동안 이른바 '무선 전기' 기술은 엔지니어들이 정복하고 싶은 '미완의 꿈'으로 남았다.
2009년 9월 3일 CNN은 최근 미 MIT 출신 벤처기업이 무선 전기 전송 기술의 1년 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계기로 이를 둘러싼 관심도 고조됐다고 전했다.
◇ 5년내 무선충전 시대 활짝
MIT연구그룹에서 분사한 '와이트리시티'는 최근 선 없이 근거리에 있는 전구를 켜는 실험에 성공해 주목받았다. 이 회사의 '와이트리시티' 기술은 전력을 자기장으로 변환해 특정 주파수로 공기 중에 전송시키는 것이다.
에릭 길러 와이트리시티 최고경영자(CEO)는 “이 기술은 1∼2년 내에 상용화할 것”이라며 “지금부터 5년 뒤면 이러한 전력공급 방식이 지극히 자연스러워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무선 전기가 각광받는 것은 우선 선을 연결해 충전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충전이 가능하고 지저분한 선 자체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일회용 건전지 사용을 대폭 줄일 수 있어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전기자동차같은 특수한 제품은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는 대신 무선 파워매트에 차를 주차하는 것만으로 충전할 수 있다.
◇ 무선 전기, 이미 우리 곁에
이미 시장에서 상용화한 제품도 있다.
시끄러운 PC, 무소음 그래픽카지난 2003년 피츠버그 소재 '파워캐스트'는 라디오 전파를 이용해 전원으로부터 1.5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LED전구를 켜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의 기술은 현재 업무용 빌딩에서 에어컨을 작동하는 온도센서를 켜는데 활용되고 있다. 선 없이 LED전구를 켤 수 있는 크리스마스트리를 400달러에 판매, 인기를 끌었다.
무선 거치대에 전기 전동칫솔을 올려놓는 방식으로 충전하는 기술도 있다. 이른바 '파워패드'라는 받침대를 활용하면 어떤 전자제품이라도 충전이 가능하다.
충전이 끝나면 자동으로 전원공급이 중단되고 에너지 효율성도 전선 사용 시보다 70∼90% 높다.
'와이트리시티'의 '자기공명 기술'은 비단 전구뿐 아니라 MP3플레이어·휴대폰 등 대표적인 가전제품에도 큰 비용 추가 없이 적용될 수 있다.
◇개선 과제 아직 많아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무선 전기 기술은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파워캐스트의 라디오 전파는 노트북PC나 휴대폰을 충전할 만큼의 대량의 전기를 전송할 수 없다. 반대로 파워패드는 많은 양의 전기를 보낼 수 있지만 아주 짧은 거리에 국한됐다. '자기공명' 기술을 둘러싼 유해성 논란도 제기됐다.
메노 트레퍼스 '무선전기컨소시엄' 회장은 “MIT에서 개발된 자기장 기술이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