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폭탄 무서워" 美 시민권 포기 사상최대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포기한 사람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올 2분기에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사람은 1130명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 최고 기록이었던 2012년 1분기의 679명에 비해서도 약 2배나 늘어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미국 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그 이유와 관련, “2010년 제정된 '해외금융계좌 납세순응법(FATCA)' 등으로 세금 폭탄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시민권을 대거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는 500만~600만명. 이들은 지금까지 거주 지역의 금융자산에 대해 미국 재무부에 따로 신고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내년부터 FATCA가 발효될 경우 5만달러 이상을 예치해둔 미국인의 해외 금융계좌는 현지 금융회사가 의무적으로 미국 국세청(IRS)에 보고해야 한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이자 소득의 30%가 징벌금으로 원천징수된다. 과거 미신고 금액도 추적에 들어간다. 만약 의도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10만달러(약 1억1200만원) 또는 미신고 금액의 50% 중 더 큰 금액을 토해내야 한다. 한국도 미국과 조세정보교환협정을 맺고 있어 FATCA의 영향권에 든다.
IRS는 2001년 9·11테러 이후 역외 탈세 방지를 위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2009년 스위스 투자은행 UBS 등 해외 금융회사들이 해외 거주 미국인의 자산을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단속이 더 강화됐고, 이는 FATCA를 제정하는 계기가 됐다.
시민권과 영주권을 포기할 때도 세금을 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미국은 2008년부터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국적(國籍)을 포기하면 '국적 포기세'를 과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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