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zilikaya 마을에서 당나귀 임금을 만남
우리가 잘 아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리기아의 왕, 미다스(Midas)의 일화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꾼 '황금의 손' 이야기로도 유명한 바로 그 왕입니다.
이 흥미진진한 신화의 전말을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1. 신들의 음악 시합과 미다스의 심판
사건의 시작은 태양과 음악의 신 아폴론과, 염소 발을 가진 목판의 신 판(Pan) 사이에서 벌어진 음악 시합이었습니다.
판은 자신의 피리(시린크스) 연주 솜씨를 자만하며 아폴론에게 도전장을 내밀었고, 산의 신 '티몰로스'가 심판을 맡았습니다.
아폴론의 연주: 우아하고 완벽한 수금(리라) 연주로 청중과 심판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판의 연주: 소박하고 흥겨운 피리 소리를 냈습니다.
심판인 티몰로스는 당연히 아폴론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모여 있던 모든 이들이 그 판정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오직 한 사람, 미다스 왕만은 반대를 외쳤습니다. 그는 음악적 안목이 부족했거나 혹은 판과의 친분 때문에 "판의 피리 소리가 훨씬 더 감동적이다!"라며 아폴론의 속을 긁어놓았습니다.
. 아폴론의 저주: "그따위 귀는 당나귀나 줘버려라!"
아폴론은 예술과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난 신이었습니다. 자신의 완벽한 연주를 알아보지 못하는 미다스의 무지한 귀를 그대로 둘 수 없었던 아폴론은 분노하며 주문을 걸었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구별하지 못하는 네 귀는 인간의 귀가 아니다. 음악을 모르는 둔한 당나귀의 귀가 어울린다!"
그 순간 미다스 왕의 귀는 양옆으로 길쭉하게 늘어나더니, 잿빛 털이 보송보송하게 나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당나귀 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3. 대나무 숲의 비밀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휩싸인 미다스 왕은 커다란 두건(또는 왕관)을 깊숙이 눌러써서 이 비밀을 철저히 감추었습니다. 백성들은 물론이고 궁궐 안의 그 누구도 왕의 귀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왕의 머리카락을 깎아주어야 하는 이발사만은 숨길 수 없었습니다. 미다스 왕은 이발사에게 "만약 이 사실을 누설하면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경고했습니다.
비밀을 지키겠다고 맹세한 이발사는 궁궐을 나왔지만, 임금님의 귀가 당나귀 귀라는 엄청난 비밀을 혼자만 알고 있으려니 온몸이 뒤틀리고 병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입이 근질거려 참을 수 없었던 이발사는 아무도 없는 깊은 대나무 숲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땅에 구덩이를 깊게 판 뒤, 그곳에 대고 시원하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속이 후련해진 이발사는 구덩이를 흙으로 잘 덮고 돌아왔습니다.
4. 바람이 전한 이야기
얼마 후, 그 구덩이 위로 대나무들이 자라났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불어와 대나무 숲을 흔들 때마다, 대나무 잎과 줄기가 부딪히며 기묘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스스스슥...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스스스슥...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바람을 타고 온 사방으로 퍼진 이 소리 때문에 결국 온 나라 백성들이 왕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야기의 뒷부분은 전해지는 판본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백성들이 자신을 비웃지 않고 오히려 왕의 고충을 이해해주자 미다스 왕이 마음을 열고 두건을 벗어 던졌더니 귀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훈훈한 결말도 있고, 왕이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해 왕위를 내려놓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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