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항공사에 '한국인 女승무원'이 가득, 왜?
'중동 항공사엔 OOO 승무원이 없고, OOO 승무원이 많다?'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과 중동항공사의 승무원 간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같은 점은 또 무엇일까요? 중동항공사엔 정작 자국 승무원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며, 같은 점은 두 곳 모두 한국인 승무원인 인기라는 점입니다.
중동 항공사에 때아닌 한국인 여승무원 열풍이 뜨겁습니다. 정작 중동인 출신 승무원은 없는 대신 한국인 승무원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셈이죠.
카타르 도하를 중심으로 전 세계 128개 도시를 운항하는 카타르항공은 전체 승무원 6000여명 중 한국인 승무원이 700명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카타르항공은 필리핀, 스리랑카,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승무원을 채용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한국은 승무원 수가 2번째로 많은 국가입니다.
카타르항공이 한국 내 취항하는 노선이 많아서일까요? 아닙니다. 카타르항공은 현재 인천~도하 1개 노선만 운항하고 있답니다.노선 비중도 크지 않는데 이렇게 많은 한국인을 채용하고 있다니 이색적이죠.
133개 도시에 취항하는 에미레이트항공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 500명 이상의 한국인 승무원이 근무하고 있고, 일반 직원까지 합친다면 한국인 직원 수는 550명에 이릅니다. 2005년 20명에 불과했으나, 8년 사이 25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137개국에서 승무원을 채용하고 있는데, 그 중 한국은 6번째로 승무원이 많은 국가입니다.
'승무원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우선 한국 내 승무원 인재가 많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에서 한국만큼 승무원 인기가 높은 국가도 드물지요. 게다가 한국처럼 승무원 학교나 사교육 등 체계적으로 승무원 양산 교육 시스템을 갖춘 국가도 드물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승무원 인프라 자체가 튼튼한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 중동항공사에 지원하는 한국인 승무원 자체가 많은 편이라고 하네요. 지원자가 많으니 뽑힌 승무원 중에서도 자연스레 한국인이 많고요. 통상 중동항공사는 해당국가 내 지원자를 뽑는 채용설명회와 아예 국적을 제한하지 않는 공개 채용 등이 있는데요, 유럽이나 동남아 등 제3국에서 진행하는 채용설명회에서도 한국인 지망생이 한국에서부터 해당 국가까지 넘어와 지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엄청난 열정입니다. 최근 카타르항공이 국내에서 공개 채용을 실시할 때에도 3000명에 이르는 구직자가 몰린 바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나 대한항공 등이 대부분 자국 승무원을 채용하는 것과 달리 중동 항공사는 자국 승무원이 드물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생활수준이 높은 중동 지역은 노동 인구 자체가 드물죠(기름의 위력입니다). 특히나 여성은 이슬람 문화권의 영향으로 대외적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승무원을 지원하는 여성 중동인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합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외국인 승무원을 대거 채용하는 것이고, 이 역시 한국인 승무원이 대거 중동 항공사에 취직한 이유로 꼽힙니다.
물론 한국인 승무원의 서비스 경쟁력도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친절하고 부지런한 한국인 특성이 승무원 서비스에도 잘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중동 항공사가 전 세계 노선에 한국인 승무원을 적극 투입하는 것도 국적을 떠나 승무원 서비스 경쟁력 자체를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밖에 업계 최고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는 점도 한국인 승무원 지원이 많은 이유입니다.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중동 항공사의 복지 수준은 업계에서도 유명합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은 기본이고요, 수영장이 달린 최고급 개인 아파트를 지원합니다. 전기료도 제공해주며 각종 세금 면제 혜택도 있죠.
중동항공사는 중동뿐 아니라 남미, 미국, 유럽 등 다양한 노선을 운항하고 있습니다. 중동뿐 아니라 중동을 거친 다양한 노선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 승무원이 많아 다른 외국항공사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 되겠네요. 우연히 한국인 승무원을 만난다면 반갑게 “안녕하세요”를 건네보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의 즐거움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