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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는 민주당, 코끼리는 공화당…왜?

2020-07-23 1700
Oregon

부정적 이미지 풍자한 만화 그림서 유래
당나귀는 7대 잭슨 대통령 조롱서 시작
코끼리는 18대 그랜트 시대와 관계 깊어

미국 정치판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끝없는 싸움이다. 지금도 추가 경기부양책을 놓고 양당이 충돌하고 있다.

► 공화당의 코끼리는 토마스 내스트의 만평을 통해 탄생했다. 제목은 '3선 패닉'

민주당은 1828년 미국 제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 지지자들이 민주공화당에서 나와 만든 정당이다. 현존하는 정당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당초 흑인노예제 철폐를 완강히 반대한 정당이었으나 지금은 복지정책 확대, 서류미비자 인권보호 등 진보주의를 추구하는 리버럴 정당이다.

공화당은 1854년 창당 당시 진보성향 정당으로 출발했다. 링컨의 흑인노예 철폐도 공화당이 이뤄낸 치적이다. 20세기 들어 경제적 자유주의, 정치, 문화적 보수주의 등을 표방하고 있다. 그런데 왜 공화당은 코끼리, 민주당은 당나귀로 상징될까.

► 1876년에 나온 만평으로, 공화당 표가 민주당을 짓밟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서는 민주당을 호랑이로 묘사했다.

남부를 지지하는 민주당 성향 언론을 조롱하기 위해 '카퍼헤드 언론(Copperhead Press)'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당나귀. 카퍼헤드는 당시 남부군과 빨리 평화 협정을 맺고 싶어했던 북부군 일부 민주당원을 말한다. 카퍼헤드는 원래 독사를 의미한다. 공화당에서는 민주당원을 '교활한 독사'라는 의미로 비판했으나 민주당은 카퍼헤드가 자유를 상징한다며 오히려 영광으로 여겼다. 죽은 사자는 링컨 대통령의 백악관 대변인으로, 만평이 나오기 전에 사망한 E.M. 스탠튼이다.


► 1837년 H.R. 로빈슨의 석판 인쇄물을 통해 민주당을 상징하는 당나귀가 처음 등장했다.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당나귀를 탄 모습이다.

#. 민주당의 당나귀

당나귀가 먼저 나왔다. 20달러 지폐 인물인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과 깊은 관련이 있다.

182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잭슨은 ‘국민이 미국을 통치하게 하라(Let the people rule)’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요새 시대로 말하면 서민정치를 표방한 것이다. 잭슨은 시골인 테네시 출신이다. 정치 명문가나 부유한 가문 출신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대선에 출마해 파란을 일으켰다.

그의 정적들은 그가 시쳇말로 ‘시골 촌뜨기’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그런데 그는 이러한 단점을 무기로 내세웠다. 서민과 더 가까운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당나귀도 여기서 유래됐다.

그의 경쟁상대였던 존 애덤스 당시 대통령은 “국민에게 나라를 맡기겠다니, 당신이 무슨 당나귀(Jackass)냐”라고 조롱했다. 잭슨(Jackson)의 이름이 'Jackass’하고 비슷해 반대파가 그를 비방할 때 자주 사용했던 말이었다. 당나귀는 영어로 'donkey’ 혹은 ‘jackass’라고 부른다. ‘jackass’는 ‘멍청이’라는 의미로 널리 쓰이지만 원래 ‘수컷 당나귀’라는 뜻이다.

공격 의도와 반대로 잭슨은 당나귀가 강하면서 성실한 이미지가 있다고 믿고 오히려 당나귀 이미지를 캠페인 포스터에 넣었다.

모험은 통했다. 그는 민주당 최초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후 당나귀는 신문 시사만화 등에서 잭슨의 소신있는 정치 철학과 신념을 굽히지 않는 모습을 상징하는 동물 이미지로 굳어졌다. 잭슨은 재선에도 성공했다.

이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던 당나귀를 부활시킨 것은 시사만화가 토마스 내스트였다. 그는 1870년 1월 ‘하퍼 매거진’이라는 잡지에 죽은 사자를 걷어차는 당나귀를 그렸다.

당시 공화당 소속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대변인 E.M. 스탠튼이 사망한 뒤 민주당원들이 마치 자기네 세상이 왔다는 듯 날뛰고 있는 걸 풍자한 만평이었다. 이때부터 ‘민주당=당나귀’라는 등식이 사람들의 뇌리 속에 박히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당나귀를 영리하고 용감하면서도 겸손하고 사랑스러운 동물로 묘사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어리석고 고집 세면서 우스꽝스러운 동물이라고 비하한다.

#. 공화당의 코끼리

공화당의 코끼리는 미국 50달러 지폐 속 인물인 18대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 시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874년 11월에 코끼리가 나왔다. 역시 시사만화가 토마스 내스트가 처음으로 공화당을 코끼리로 묘사했다. 그림이 다소 난해하다. 컷 가운데에 민주당 성향 언론을 비판하기 위해 사자 가죽을 뒤집어 쓴 당나귀를 그렸다. 언론이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실체는 멍청이임을 꼬집은 것이다. 코끼리 건너편에 잔뜩 겁먹어 있는 여우가 민주당이다.

좌측에는 ‘공화당 표’라고 적힌 코끼리가 보인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공포를 조장하는 언론으로 인해 ‘혼란(카오스: Chaos)’이라고 적힌 구덩이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시 공화당 소속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이 3선 도전을 고려하자 '독재자’라고 비방한 민주당 성향 언론을 꼬집은 것이다.

코끼리는 몸집이 크고 힘이 강하지만 쉽게 겁을 먹는 동물. 언론 보도에 쉽게 흔들리는 공화당원들을 비판한 것이다.

146년 전 이 그림이 현 정치판을 풍자했다고 해도 딱 맞아떨어진다. 이후 내스트는 줄곧 공화당을 코끼리로 묘사하면서 ‘공화당=코끼리’라는 등식이 성립됐다.

내스트는 각 동물의 부정적인 점을 부각해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묘사했다.

그런데 코끼리와 당나귀가 각 당을 상징하게 돼 오늘날까지 애용되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source : 1595518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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